한류

[스크랩] 32살의 농사꾼이 직접 씁니다.

참빛7 2006. 9. 1. 22:29
저는 전남 무안에서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올해도 여전히 배추농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1800평 농사를 지을려고 집에서 배추모를 키우고 있습니다.

배추값 3900원이라.. 너무 비싸죠.
저도 이 가격에는 못사먹습니다. 저는 기후의 특성상 가을배추와 월동배추만 생산되기 때문에 지금은 배추가 없어서 사 먹습니다만 비싸서 묵은지 먹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오해도 많고 해서 몇가지 실증적인 자료를 가르켜 드릴려고 합니다. 논쟁에 도움이 되고 생산적인 결과가 나왔으면 합니다.

배추는 평당 12개에서 10개를 심습니다. 가을배추는 12개를 심고 월동배추는 겨울을 나기위해서 잎이 두껍고 통이 크니까 10개를 심습니다. 그렇다면 수치상으로 200평당 2400개에서 2000개가 나옵니다. 그러니까 배추가격이 3900원 하면 사실상 그 땅값이 나오죠. 굉장히 비싼 가격입니다.

그러면 농민들이 실제로 거래하는 가격을 말씀드리면 보통 200평 단위의 산지거래가 이루어집니다. 4년전 배추 가격이 폭락했을때는 중간상인들이 배추를 200평에 20만원에 사갔습니다. 그때는 많이 갈아없었죠.
작년처럼 배추가 비쌌을 때는 200평에 180만원까지 거래가 되었죠.

그렇다면 농민들이 생각하는 적정가격이 어떻냐면 200평에 80만원에서 100만원을 생각합니다. 솔직히 그정도 가격만 안정적으로 받을수 있다면 다른 농사 안합니다. 빚질 이유도 없다고 봅니다. 그럼 그때 배추 가격이 얼마인지 계산이 되십니까? 200평에 100만원 잡았을때 배추 한통에 산지에서 약 500원만 받을 수 있다면 농민들 농가부채 탕감해달라는 소리 안나올겁니다. 젊은이들 농사짓겠다고 달려들겝니다. 아마도..

농산물 유통시장이 얼마나 왜곡되어있는지 짐작이 대충 될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민들이 이 왜곡된 유통자본에 대항할 능력이 없습니다. 집접유통을 하자니 농사짓기 바빠서 시간도 없거니와 할줄도 모르고 5톤차에 배추 실어서 가락동 시장 실고 가면 처음온 농민은 눈탱이 맞기 십상이죠.
직거래도 하고 싶죠. 그러나 택배비가 농산물 가격보다 더 나옵니다. 저처럼 1800평 농사짓는데 배추 100개 200개씩 팔아서는 답 안나옵니다. 그나마 그렇게 찾는 사람도 없습니다.

농산물 유통시장, 제가 봐도 어렵습니다.
물론 답이 없는 것은 아님니다.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약자인 농민을 위해서 농업협동조합 법이 있어서 농민을 보호 할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생긴것이 농협입니다.
농민이 없으면 농협은 존재 할 필요가 없어야 하는데 사실은 존재 할 필요가 없는 것이 아니라 존재 할수가 없습니다. 농민을 최일선에서 수탈하고 착취하는 기가가 농협이기 때문입니다.

결론을 어떻게 내려야 할지 더 어려워졌습니다.
시간이 된다면 다시한번 배추농사에 대한 글을 남기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논쟁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출처 : 사회방
글쓴이 : 장길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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