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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중국의 민속놀이 - 제기차기

참빛7 2006. 1. 7. 07:39

중국의 민속놀이 - 제기차기(毽子)


   북경은 오늘 벌써부터 요란한 폭죽 소리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신년(新年)이 시작되려면 아직 며칠이 남았지만, 기존의 "우환(五環 - 북경을 둘러싸고 있는 다섯 번째 순환도로입니다. 보통 사각형 형태의 순환도로이고, 시내에서 가장 가까운 순서인 2,3,4,5 環 등으로 구역이 나뉘어져 있답니다)" 바깥 지역에서만 터뜨릴 수 있던 폭죽을 올해부터는 제한된 몇몇 지역을 제외한 북경의 전 지역에서 터뜨릴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예전에는 많은 인명피해와 화재를 불러일으켰던 폭죽에 대해 정부차원에서 엄격하게 법적으로 제한을 했답니다. 하지만 이러한 위험과 폐단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동안 민간에서 전해져 내려온 "팡삐앤파오(放鞭 - 폭죽 터뜨리기)" 풍속을 아무래도 막을 수는 없나 봅니다. 아무리 법적으로 엄격히 금지를 한다고 해도, 암암리에 폭죽을 제작, 판매하고, 또 몰래 터뜨리다 보니 오히려 더 심각한 문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우리 블로그 부부도 중국 생활 10년 만에 올해에는 처음으로 폭죽을 마음껏 터뜨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폭죽에 관한 좀 더 재미난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루기로 하겠습니다.


   오늘은 신년을 맞이하여, 중국 민속놀이 중의 하나인 "티찌앤즈(毽子 - 제기차기)"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북경에서 최근 공원이나 유원지 등을 돌아다니다 보면, 이곳저곳에서 형형색색으로 물들인 깃털 달린 현대식 제기를 차는 사람들의 모습을 종종 발견할 수가 있답니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간편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전통 놀이의 하나인 제기는 신체도 건강하게 단련시켜 주는 매우 과학적인 운동이 되기도 한답니다.

 

   우리 블로그 부부가 어렸을 때에 문방구에서 팔던 나일론 술이 많이 달린 제기가 생각나네요. 돌이켜 보면, 그 당시 정말 간단한 도구 하나로 누가 떨어뜨리지 않고 더 많이 차나 겨루기도 하고, 이리 저리 뛰어다니면서 전신 운동도 할 수 있었던 아주 훌륭한 놀이였던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미 제기라는 놀이문화가 많이 퇴색된 느낌이 들어 아쉽군요. 아직까지 이러한 제기차기 놀이를 즐기는지 궁금합니다.


   중국의 제기는 한국의 제기와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점도 있답니다.

 

   먼저, 제기의 모양을 살펴보겠습니다.

   중국의 제기는 한국의 제기와 마찬가지로 동전이나 원형의 쇠붙이를 천이나 가죽에 싼 후, 그 위에 깃털이나 천, 종이 조각 등 여러 가지 재료를 이용한 술을 달아 만듭니다. 그래서 만드는 재료에 따라, 닭털제기, 모피제기, 종이제기, 털실제기 등 정말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중국에서 유행하는 제기는 다소 현대식으로 개량된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앞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하얀 깃털을 빨강, 노랑, 초록 등의 물감으로 염색을 해서 시각적인 측면도 고려하였답니다. 게다가 밑 둥 부분을 천으로 싸는 대신에, 동전이나 엽전 모양의 쇠붙이와 고무를 여러 개 겹쳐서 제기를 찰 때에 청각적인 즐거움도 선사한답니다.

   물론 제기의 크기도 각기 다르답니다. 보통 큰 제기는 길고 뻣뻣한 깃털을 사용하고, 작은 제기는 짧고 부드러운 깃털을 사용하지요. 하지만 둘 다 멋들어지게 염색을 하고 있다는 점은 차이가 없답니다.     


   다음은, 제기를 차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중국의 제기차기는 신체의 각 부위와 모든 움직일 수 있는 동작을 이용한답니다. 그 중에서도 "차기()"의 동작을 가장 기본으로 하는데, "판티(盤踢 - 책상다리를 하고 앉는 모양으로, 발 옆구리의 안쪽 면으로 차는 동작)", "과이티(拐踢 - '판티'와 정반대의 동작으로, 발 옆구리의 바깥 면으로 차는 동작. 옛날에, 한국에서도 여자들이 주로 이러한 방법으로 제기를 많이 찼답니다)", "뻥티(绷踢 - 발등으로 차는 동작)", "떵티(蹬踢 - 발바닥으로 차는 동작)", "티아오티(挑踢 - 발가락으로 차는 동작)", "커티(磕踢 - 발꿈치로 차는 동작)"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에서 제기차기는 한족(漢族)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다른 소수민족들의 민속 활동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놀이랍니다. 어떤 민족은 손이나 무릎으로 제기를 치거나, 아니면 머리로 치기도 한다네요.


   끝으로, 제기차기의 겨루기(시합) 방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혼자서 그냥 열심히 차기만 한다면, 좀 지루한 감이 없지 않겠지요? 둘이서 혹은 여러 명이 함께 어떤 규칙이나 방식을 정해 다 같이 겨루기를 한다면, 아마도 경쟁 심리(?)로 인해 재미와 그 열정을 더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대체로 제기차기 시합은 두 사람이 겨루는 개인 시합과 여러 명이 함께 조(組)를 이루어 겨루는 단체 시합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개인이 겨루기를 할 시에는 대체로 떨어뜨리지 않고 얼마나 오랫동안 제기를 찰 수 있는가, 그리고 얼마나 다양한 "화양(花樣 - 모양새, 종류)"의 동작으로 찰 수 있는가를 겨룬답니다.

   단체 시합은 전통 방식과 현대 방식으로 나뉘어 집니다. 전통 방식은 땅 바닥에 간격이 1미터 정도 되는 두 개의 줄을 긋고 "허(河 - 강)"이라고 부르며, 조를 나누어 강을 기준으로 마주보고 자리를 잡습니다. 그리고 서로 주고받으며 제기차기를 하는데, 이 때 강에 떨어뜨리면 실점을 하게 됩니다. 현대 방식은 배구나 배드민턴 경기처럼 네트를 이용해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경기를 진행한답니다.       


   중국에서 이와 같은 제기차기의 역사는 한대(漢代)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답니다. 원래는 발로 공을 차는 "추쥐(蹴鞠 - 공차기 놀이, 현대 축구의 전신이라고도 하지요)"에서 발전한 형태라고 합니다. 하지만, 전설상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추측을 해본다면, 그보다 훨씬 이전의 신화(神話)시대에도 제기의 원형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혹자는 민간에서 "찌앤즈(毽子 - 제기)"를 부르는 또 다른 명칭인 "찌앤즈(箭子 - 화살)"를 통해, 제기가 전쟁 무기의 일종으로, 제기차기는 무술 단련의 하나였다고 보기도 합니다.   


   중국에서 이러한 민속놀이는 그 우수함을 인정받아 "찌앤치우(毽球 - 제기공)"라는 새로운 현대식 운동 경기로 거듭나기도 했답니다. 그 경기 방식은 축구, 배드민턴, 배구 등이 복합된 형태라고 하네요. 게다가, 제기놀이 자체는 그 화려하고 다양한 포즈와 고난도의 기술을 인정받아 역시 "자찌(雜技 - 서커스)"의 한 종목으로까지 승화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합니다.


   자~ 여러분! 신나는 제기차기로 지나온 한 해의 안 좋았던 기억들을 뻥뻥 차버리시는 것은 어떨까요?

 

   알록달록 화려한 원색으로 예쁘게 염색이 된 제기.

   가격은 하나에 큰 것은 3위안(390원), 작은 것은 2위안(260원)이라고 합니다.

 

   다른 장신구와 함께 판매되고 있는 귀여운 아기 제기입니다.

 

   이렇게 작은 아기 제기를 짧은 다리로 열심히 차고 있는 꼬마.

 

   참고로, 중국에서는 "빠쯔지아오(八字脚 - 팔자다리)" 를 가진 사람이 제기차기를 열심히 하면 어느 정도 교정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꼭 다리 교정 뿐 만이 아니라, 제기차기를 열심히 하면 육백 만 불의 튼튼한 다리를 가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제기차기가 무슨 만병통치약 인 것 같네요. 하하~

 

   젊은 사람들도 신체의 단련을 위해 제기차기를 열심히 즐기고 있습니다.

 

   입춘(立春) 무렵, 제기차기를 하는 청대(淸代)의 사람들 모습을 담은 그림.

   중국에서 제기차기는 그 역사가 상당히 오래 되었답니다. 하지만 제기를 차는 방법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네요. 왼쪽의 "판티(盤踢 - 책상다리를 하고 앉는 모양으로, 발 옆구리의 안쪽 면으로 차는 동작)"자세와 오른쪽의 "과이티(拐踢 - '판티'와 정반대의 동작으로, 발 옆구리의 바깥 면으로 차는 동작. 옛날에, 한국에서도 여자들이 주로 이러한 방법으로 제기를 많이 찼답니다)"자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제기차기를 선보이고 있군요.

 

   중국에서도 매 년 설날이 되면, 다양한 민속놀이로 흥겨운 신년을 맞이합니다.

 

   신나는 제기차기에 이어, 다음에는 좀 더 다양한 중국의 민속놀이에 관해서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출처 : 취미/생활
글쓴이 : cass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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