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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중국 일반 가정집의 저녁식사

참빛7 2006. 1. 6. 03:00

중국 일반 가정집의 저녁식사


   2006년 병술년(丙戌年)의 새해가 시작되었다 싶더니, 벌써 4일이 지나가 버렸네요. 빛과 같이 흘러가는 세월은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가 없나 봅니다.

   한동안 포근한 느낌을 주었던 북경의 날씨는 다시 북풍한설(北風寒雪)이 몰아치는 매서운 추위로 변해버렸습니다. 이 추위가 아마도 내일쯤 한국에 도달하지 않을까 싶네요. 한국에 계신 분들은 내일 중무장 하셔야겠습니다. 하하~


   우리 블로그 부부에게는 중국인 “깐디에, 깐마(干爹,干媽 - 양부모님)”가 계십니다.

   블로그 안주인이 처음 중국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 알게 된 분들로, 친부모님 이상으로 저희를 대해주십니다. 예전에 저희 블로그 부부의 결혼식에도 참석하시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셨고, 지금껏 물심양면으로 저희를 도와주시고 기쁜 일 슬픈 일을 함께 나누시는 그런 분들이시지요. 더욱이 2년 전 블로그 안주인의 부모님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신 후, 그 빈자리를 채워주시는 참으로 고마우신 분들입니다.

   사실 중국 사람들은 “위앤딴(元旦 - 신정)”을 그다지 중시하지 않고 평범하게 지내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우리 블로그 부부는 양부모님의 부름을 받고 양부모님 집에서 함께 조촐한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오늘은 거두절미(去頭截尾)하고, 여러분을 우리 블로그 부부의 중국인 양부모님 집으로 초대합니다.

 

 

 

   막내 아들의 방.

  양부모님의 가족은 1남 2녀(블로그 안주인까지 합치면 1남 3녀이지요)로, 위로 누님이 두 분 계시고 아들이 하나 있습니다. 누님 두 분은 결혼을 하셔서 출가(出嫁)를 하셨고, 얼마 전 막내 아들이 결혼하여 이렇게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우리 양부모님.

   두 분 모두 벌써 일흔을 넘기신 분들이지만, 아직도 정정하시고 활발한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막내 아들.

   어때요? 듬직하고 멋있게 생겼죠?

   예전에 양아버님께서 조그만 카오디오 센터를 차리셨는데, 지금은 아들이 물려받아 운영하고 있답니다.

   참고로 중국에서 개인이 사업(장사)을 하는 것을 “꺼티후(個體戶 - 개인영업)”라고 부릅니다. 이 카오디오 센터도 엄밀히 말하면 ‘개체호(個體戶)’라고 할 수 있겠네요.

 

   맨 앞에 놓여있는 것은 “꽈즐(瓜子 - 해바라기, 혹은 호박씨)”로, 중국 사람들의 심심풀이 먹거리이자 가장 환영을 받고 있는 간식입니다.

   그러고 보니 옛말에 ‘호박씨 깐다’라는 말이 있는데, 혹 여기서 나오지 않았을까요? 하하~~

 

   “피딴(皮蛋 - 썩힌 오리알)”입니다.

   일명 “쏭화딴(松花蛋 - 송화단)”이라고도 하지요. 위에 생강을 채 썰어 함께 먹으면 생강의 향긋한 향이 배어 맛이 좋답니다.

 

   익힌 고기를 중국의 양념에 재어놓은 “쟝로우(醬肉 - 장육)”입니다.

   보통 일반 상점에서 완제품을 구입하는데, 양아버님이 최근 천식이 심하셔서 “차오차이(炒菜 - 기름에 볶은 요리)”를 잘 못하십니다. 아마도 그래서 이렇게 완제품을 구입하신 것 같습니다.

 

   왜 남자가 요리를 하냐구요?

   중국에서는 남자가 요리 하는 것이 보편화되었답니다. 부부 맞벌이가 기본이라, 남편은 퇴근하면서 시장에서 장을 보고 집에 와서 가족들을 위해 손수 요리를 해 줍니다. 혹 손님이 방문을 해도 아내는 손님을 접대하고, 남편은 부엌에 들어가 대접할 요리를 만들지요.

   양어머님은 저희 블로그 부부에게 양아버님을 “모판짱푸(模範丈夫 - 모범 남편)”이라시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시고는 웃으시네요. 이때 블로그 안주인은 바깥주인에게 눈을 흘깁니다요. 하하~~

 

   이 요리는 “후피라찌아오(虎皮辣椒 - 간장과 설탕을 넣어 매콤 달콤하게 볶은 고추)”입니다.

   양부모님 가족은 의외로 매운 음식을 좋아하십니다. 예전에 한국에서 직접 담은 김장 김치를 갖다 드렸는데, 지금도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고 하시네요. 특히, 막내 아들은 한 끼에 김치 한포기를 먹을 정도로 열렬한 김치 팬이랍니다.

 

   “탕빤시홍스(糖拌西紅柿 - 설탕을 얹은 토마토)”입니다.

   중국에서는 토마토가 과일이 아니라 채소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요리로 만들어 먹습니다. 토마토를 과일로 여겨야 할지 아니면 채소로 여겨야 할지 혼동이 되네요.

 

   여러 가지 요리가 한 자리에.

   앞의 왼쪽에 보이는 것은 블로그 안주인이 만든 잡채입니다. 이외에도 동그랑 땡도 만들어 함께 먹었답니다.

 

   블로그 바깥주인이 술을 좋아하는 것을 아시고, 이렇게 “바이지우(白酒 - 백주, 일명 빼갈)”까지 준비하셨네요.

   참고로, 중국에서는 보통 알콜도수가 40도 미만인 술을 “띠뚜지우(低度酒 - 저알콜 술)”이라고 부르고, 40도 이상의 술을 “까오뚜지우(高度酒 - 고알콜 술)”이라고 부른답니다. 이술은 알콜도수가 38도로 “띠뚜지우(低度酒 - 저알콜 술)”에 속하는 술이네요.

 

   양아버님께서 천식이 있으심에도 불구하고, 셋째 딸(블로그 안주인)이 가장 좋아하는 “요우먼따시아(油燜大蝦 - 달콤한 케첩 소스를 얹은 새우볶음)”를 만드시기 위해 조리용 모자까지 쓰시고 후라이 팬을 달구고 계시네요.

 

 

   후라이 팬에서 맛깔스런 색깔로 변신하고 있는 새우.

 

   자~ 드디어 “요우먼따시아(油燜大蝦 - 달콤한 케첩 소스를 얹은 새우볶음)”가 완성되었습니다.

   그 맛도 정말 일품이어서 일반 식당의 요리를 능가할 정도랍니다. 아마도 양아버님께서 쌓아 오신 몇 십 년의 노하우가 배어있는 듯합니다.

 

   오늘의 주식(主食)인 집에서 직접 손으로 만든 “지아오즈(餃子 - 교자만두)”입니다.

   원래는 “춘지에(春節 - 음력 설날)”에 주로 만들어 먹는 명절 음식이지만, 이날 저희를 위해 이렇게 손수 만들어 놓으셨네요.

 

   끓는 물에 데친 만두.

   중국에서는 한국처럼 만둣국을 만들어 국물까지 먹는 것이 아니라, 보통 이렇게 끓는 물에 데쳐서 만두만 먹는답니다.

 

   만두 속을 살펴보니, 역시 블로그 안주인이 좋아하는 계란, 부추, 새우 등이 들어가 있네요.

 

   환한 미소가 돋보이는 양부모님 가족.

   사실 위로 두 분의 누님이 더 계셔서 함께 자리를 했어야 했지만, 중국에서 “위앤딴(元旦 - 신정)”은 크게 중시하지 않는지라, 온 가족이 다 함께 모이는 “투안위엔(團圓)”은 음력 설날을 기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중국의 TV광고에 “설날, 고향의 부모님을 찾아뵙는 것이 가장 큰 선물입니다”라는 카피가 있습니다. 그 어떤 비싼 선물보다도 자식의 얼굴을 보는 것이 부모님의 가장 큰 바램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빌어 양부모님께 새해 인사드립니다.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출처 : 취미/생활
글쓴이 : cass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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