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성령 운동의 가장 심각한 결함
오순절로 돌아가는 길은 오직 한 길뿐이다. 이 길을 피하고 다른 길로 우회하려고 할 때는 영적인 불모지에서 끊임없이 맴돌게 될 뿐이다. 한국교회가 지금 처해 있는 상황이 바로 그런 것이다. 영적인 침채에서 벗어나기 위해 성령의 능력을 추구하며 방언과 예언과 병 고침 등을 강조하는 은사 집회와 성령 운동을 통해 그 돌파구를 찾으려 한다.
그러나 그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성령 운동이 한국 교회를 참된 개혁과 부흥으로 이끌기보다 오히려 광신과 혼란을 조장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십자가를 건너뛰고 곧장 오순절로 나아가려 하기 때문이다.
옛사람의 부패한 욕망을 십자가에 못 박는 성령의 깊은 사역을 먼저 추구하지 않은 채 성령의 능력과 은사를 받으려 하기 때문에 광명의 천사로 위장된 악의 영이 은밀하게 역사하는 것이다.
그러나 십자가를 통과하지 않고 오순절에 이르는 길은 없다. 만약 십자가가 없이 성령의 충만한 은혜가 부어진다면 이 땅에 부흥이 아니라 재앙이 임할 것이다. 성령의 능력이 십자가의 죽음을 거치지 않은 사람의 손에 주어진다면 그 능력이 부패한 육신의 일들을 증진시키는 원동력으로 남용되는 무서운 사태가 발생한다.
현대 성령 운동의 가장 심각한 결함은 인간의 육신적 열광과 야망을 십자가에 못 박기보다는 오히려 십자가의 유익을 교묘히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진정한 성령운동의 확실한 표식인 십자가의 중심성이 결여되어 있다. 참된 성령 체험과 영적인 부흥의 한복판에는 언제나 옛자아가 십자가의 죽음에 넘겨지는 경험이 자리 잡고 있다.
(중략) 십자가에 못 막히지 않은 옛사람의 욕망은 기독교의 신앙을 변질시킨다. 기독교가 세상적인 성공과 평안과 풍요를 갈구하는 이들의 이기적인 욕망을 위해 봉사하는 시녀로 전락하기 쉽다. 이런 현상이 한국 교회에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한국 교회에 만연한 기복 신앙, 웰빙 신앙, 성령 운동이 이것을 부추긴다. 사람들의 세상적인 욕망과 육적인 심리를 잘 이용하여 거기에 부응하는 목회를 하는 것이 부흥의 비결이다. 이 일을 위해 두로 동원된 것이 기복 신앙과 성령 운동을 통하 기적의 전법이다.
종교적인 천재성을 타고난 이들이 사람들의 이런 심리를 잘 이용하여 종교적인 야욕을 한껏 채우려는 음흉한 시도가 먹혀들어간 곳이 바로 한국 교회였다. 이것이 우리의 슬픈 현실이다.
그러므로 한국 교회가 살 길은 옛 십자가로 돌아가는 것이다. 내가 예수님과 함께 못 박힌 십자가가 우리 교회와 우리 삶의 한복판에 복귀되어야 한다.....
교회에서 십자가의 복음이 능력 있게 전파되지 못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복음 전파자들이 십자가의 죽음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 박영돈 / 일그러진 성령의 얼굴 p 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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