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라 나갈 돈은 많고, 고유가에 난방비는 높아만 가고 이래저래 겨울이 반갑지만은 않다. 하지만 한장 남은 달력이 겨울을 막아줄 것 같진 않다. 그러나 무방비로 춥게 지내기엔 겨울이 너무 길다.
따뜻하게 보내고 싶은 건 인간의 본능이자 자연에 대한 예의아닌가. 모두가 아는 상식일 수도 있지만 이쯤에서 경제적으로 포근한 겨울나기를 위한 우리의 자세를 점검해보자.
가상 캐릭터 염(鹽)의 하루
가상의 캐릭터 염(자취하는 취직 준비생)의 하루를 지켜보면 생활에 응용될만한 것이 있을 것 같다. 짠 맛나는 그의 하루 속으로 고고~ 이른 아침 이중삼중 쳐진 알람의 포위망에 두 귀를 찔린 염은 일교차가 큰 날씨를 고려해 얇은 옷들을 껴입고 목도리를 살포시 가방에 넣어준다. 목도리는 언제 어디서든 쉽게 벗고 사용할 수 있기에 패션이나 보온에 유용한 아이템. 방문을 급하게 나서기전 멈칫하는 염. 방에서 동침 중인 플러그군과 콘센트양들을 찾아 떼어놓는다. 그 커플들의 사랑을 위해 전기세 10%를 더 낼수는 없지않은가.
가장 좋은 추위 대책은 바쁜 일상. 염은 집 앞 피트니스에서 상쾌하게 런닝을 하고 따뜻한 물로 머리를 감고 샤워를 한다. 절약한다면서 왠 피트니스? 운동은 약값, 술값을 줄여준다. 더구나 순간온수기 쓸 일을 줄여주기도 한다. 어학원에 도착한 염은 공부의 열기로 오전을, 오후엔 도서관에서 인간난로들의 온기로 추위를 잠시 잊어본다.
오후 염은 같은 취업준비생이자 여자친구인 치(侈)와 도서관 옥상에서 커피한잔에 광합성의 여유를 즐긴다. 건물 사이로 부는 찬바람에 떨고있는 치에게 염은 그의 겉옷을 벗어 준다. 치는 염의 후까시에 감동하지만 춥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하지만 치가 모르는 것이 있다. 바로 진정한 겨울 후까시의 완성은 내복에서 온다는 것을.
집에 오는 길에 피트니스에 들려 굳은 몸을 풀어주고 온수 샤워를 맘껏 즐긴다. 운동 후 집에 온 염은 편한 긴팔로 갈아입는다. 속옷만 입고도 따뜻하다면 그건 겨울에 대한 모독이리라. 썰렁한 방에 온기를 주기 위해 전기난로를 켠다. 전기난로는 창문을 등지고 앉은 키 높이의 위치에 있다. 전기난로가 창문 맞은편에 있으면 창문 틈을 통해 들어온 찬 공기와 난방기의 따뜻한 공기 사이에 대류가 잘 안 일어나기 때문. 훈훈해진 방 공기를 느끼며 방바닥에 있는 전기장판의 온도를 과감히 강으로 맞춘다. 일단 장판이 따뜻해지면 저로 설정하고 전기장판 밑엔 두툼한 요를 깔아 보온효과를 높여주는 센스가 필요하다.
컴퓨터 앞에서 텔존을 보며 웃다 주변기기를 살펴보는 염. 음악이 나오는 스피커만 놔두고 놀고 있는 프린터, 스캐너의 전원버튼을 눌러준다. 밤 10시 기다리던 드라마 시간. 전원을 켜고 채널을 돌리는 역할은 리모콘이 아닌 손가락. 리모콘으로 채널을 돌릴 때마다 3W의 전력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손가락 리모콘은 몸을 움직여서 체온이 높아지고 무엇보다 귀찮아서 TV 켜는 걸 자제해준다. 드라마를 보느라 컴퓨터가 놀고 있지만 절전모드이므로 걱정 없다. 컴퓨터는 절전 모드를 이용하거나 멀티 탭을 이용하면 전원관리를 편리하게 할 수 있다.
드라마가 끝나자 염의 배는 라면을 강력히 요구한다. 최근 바꾼 밑바닥이 넓은 냄비는 라면도 맛있게 끓여주고 열효율이 좋아 가스도 절약된다. 예전 냄비는 밑바닥 옆으로 가스불이 올라와 그릇도 타고 가스가 낭비됐었다. 염은 '순수면식주의자' 이지만 겨울엔 계란을 첨가한다. 계란은 겨울철에 좋은 대표적인 저칼로리 고단백음식으로 염의 겨울 간식 중 하나. 라면을 먹고 독서를 하는 염의 책을 비추는 것은 삼파장 스탠드. 전기소모도 적고 눈의 피로도 적다.
방안의 열은 가두고, 열 효율은 높이고
새 날이 밝으니 주말. 여유로운 시간인 만큼 거시적이고 근본적인 에너지 대책을 세우는 염. 하지만 자기 집이 아닌 이상 집 주인의 손길은 필수. 먼저 주인 아주머니와 함께 방을 점검한다. 커튼이 안 달린 창문은 방안의 온기를 뺏는 주범. 애써 외면하려는 아주머니에게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달면 실내온도 3도가 올라간다고 설명하니 솔깃해하신다. 이중창도 단열엔 즉효약. 아줌마에게 단열재 보강공사까지 해달라고 말하니 아줌마 얼굴이 어두워진다. 하지만 장기적 안목과 요즘 치열한 세입자 구하기에 이력이 난 아주머니의 고개가 끄덕여진다.
아주머니와의 만족할 만한 협상 후에 냉장고를 살펴보는 염. 평소 바쁜 탓에 방만하게 운영됐던 냉장고의 과감한 정리해고를 실시한다. 정년이 지난 음식과 냉동실에서 뒹굴며 전기를 낭비했던 냉동식품들을 은퇴시킨다. 이제 보일러를 보살필 시간. 보일러는 최소 연 2회 청소를 해줘야 한다. 연소된 찌꺼기가 송풍구에 쌓이면 열효율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세입자 입장에서 청소를 하기는 쉽지 않다. 주인 아주머니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보일러 청소가 필요하다고 메모지로 써 붙인다. 보일러는 심야전기가 싸다고 하는데 생활 패턴에 따라 다르다. 심야전기는 대량의 온수를 한번에 데워 사용하므로 가끔씩 소량의 온수를 사용하는 염에겐 비효율적. 하지만 순간온수기와 심야전기보일러를 겸용하는 것도 대안일 수 있다.
겨울철 보양음식으로 건강도 챙기자
집안 일을 했더니 어느덧 여자친구가 점심 먹으로 오기로 한 시간. 오랜 자취에 영양섭취가 부실해진 염은
가까운 마트에 가서 굴을 사왔다. 11~2월에는 굴 생산량이 많아 값이 싸고 지방이나 글리코겐이 증가하여 에너지원으로 적당하다. 굴은 연하고
소화, 흡수가 잘 되며 풍부한 비타민과 무기질로 여자친구의 겨울철 피부 관리에도 좋으니 일석이조. 저녁에는 단백질이 높아 겨울철 보양음식인
순두부찌게에 계란과 호박을 곁들여 먹을 예정이다.
- 불꽃이 너무 크면 가스가 낭비될 뿐더러 주전자 겉면이 검게 그을린다. 불꽃은 적절히 조절하고 밑면이 넓은 조리기구가 좋다.
- 각종 리모콘은 잘 안보이는 구석에 모셔두자. 습관적인 TV 시청과 전력소모를 막아준다.
-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달아주면 실내온도가 약 3도 오른다. 이중창이나 단열재를 쓰는 것도 좋다.
겨울철 절약 기법
1. 창문엔 커튼을 달자 3℃ 상승 아님 블라인드. 이중창과 단열재면 최강 2. 도서관이나 친구 집에서 최대한 버틴다. 3. 전기매트는 고온으로 올렸다가 저온으로 사용. 바닥에 두꺼운 요를 깔면 보온효과가 지속된다. 4. 얇은 옷을 껴입고 특히 내복은 필수. 요즘 내복은 실내복과 운동복의 기능을 동시에 할 만큼 실용적이다. 5. 냄비 밖으로 불꽃이 새나오면 가스가 20% 손실된다. 조리기에 맞게 불꽃을 조절하고 사용이 끝나면 중간밸브를 꼭 잠근다. 6. 압력밥솥이나 밑면이 넓은 조리기구를 사용하면 조리시간단축, 에너지 절약 7. 컴퓨터 30분 이상 미사용 시 끄자. 주변기기는 사용 시에만 켜자. 멀티 탭 사용하면 귀차니즘 끝. 시디롬 비우기는 보너스. 8. 플러그 보기를 여름 철 모기같이 하라. 방에서 휴식중인 플러그 빼기를 취미로 삼자. 9. 냉장고는 꼭 필요한 것만 용량의 60% 선에서 넣자. 10. 리모콘 대신 손가락을 쓰자. 채널 바꿀 때마다 3W 든다. 11. 피트니스나 공공시설의 온수를 이용하자. 12. 보조난방기구는 창문을 등지고 앉은 키 높이로. 13. 전기세는 누진제가 적용된다. 주택용 저압의 경우 100Kw 이하는 370원 401~500Kw 는 11440원. 즉 사용량이 5배면 요금은 30배다. 14. 보일러 청소는 연 2회, 외출 시 실내온도 체크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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