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태종 목사가 지라니합창단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했다. 현재 지라니합창단은 후원금 감소로 존폐 위기에 놓여 있다. ⓒ뉴스앤조이 이규혁
지라니문화사업단 회장 임태종 목사가 결국 사퇴했다. 임 목사는 지난 9월 27일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지라니합창단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회장직을 내놨다. 한 달 전 <뉴스앤조이>와 인터뷰 당시만 해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을 부인하며, 회장직을 유지하겠다던 임 목사이기에 이번 사퇴 결정은 갑작스럽다.

임태종 목사는 이번 사퇴 결정이 계속되는 의혹 제기와 후원금 감소로 지라니합창단이 존폐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뉴스앤조이>·<한겨레>·CBS 등은 지난 9월 4일 임태종 목사의 허위 홍보와 비리 의혹에 관한 보도를 한 바 있다. 언론 보도 후, 지라니합창단 후원자들의 후원 해지 요청이 쇄도했고, 지라니합창단은 급격한 후원금 감소로 존폐 위기에 내몰렸다.

또한 임태종 목사는 출장비와 해외 수당을 이중으로 기재하는 등 서류상의 실수는 인정한다며, 행정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을 지기 위해 사퇴를 결심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논란 가운데 서 있는 자신의 사퇴로 지라니합창단이 다시 일어서길 바랐다.

이사회는 임태종 목사에 대한 인간적인 신뢰는 여전하지만, 행정적인 실수와 직원 관리에 미숙했던 점은 명백하므로 임 목사의 사표를 수리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지라니합창단은 임태종 목사에 대한 의혹으로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지인 직원들만 남겨둔 채 한국인 직원들은 모두 국내로 복귀한 상태다. 케냐 지부장인 김경문 국장은 지라니문화사업단이 이번 사태로 후원금이 감소하면서 심각한 재정 위기를 맞고 있다고 전했다. 120명이던 합창단원은 60명으로 감원됐으며, 아트스쿨 공사도 중단된 상황이다.

지라니문화사업단 이사로 있는 김상현 목사(부광교회)와 유기성 목사(선한목자교회)는 수습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번 사태를 이사회 선에서 해결할 뜻을 비쳤다.

김상현 목사는 많은 후원자가 등을 돌리고 있는 이때, 이사들마저 손을 떼면 지라니합창단은 해체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 피해가 결국 케냐의 어린아이들에게 모두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김상현 목사와 지라니문화사업단 이사들은 중단된 아트스쿨 공사를 재개하고, 2년간 지라니합창단 운영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김 목사는 지라니합창단이 정상에 이르는 기간을 2년으로 보고, 이후에는 외부 인사를 영입해 운영을 맡긴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세부 논의는 이번 주 내로 수습위원회에서 이야기하기로 했다.

임태종 목사에게 허위 홍보와 비리 의혹을 제기한 제보자들이 이사회의 결정을 수긍할지는 미지수다. 제보자들은 임태종 목사와 지라니문화사업단 임원진의 총사퇴를 요구했지만, 이사회는 나머지 임원들에 대해서는 현직을 유지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김상현 목사는 지라니합창단을 어떻게 운영하는 게 좋을지 제보자들과도 대화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MBC PD수첩은 10월 8일 화요일 밤 11시 15분 방송에서 지라니합창단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