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스크랩] 가계부채 600조원 시대, 빚진 아줌마의 삶

참빛7 2007. 9. 4. 20:33
 

가계부채 600조원 시대, 빚진 아줌마의 삶

“빚 때문에 가정을 깰 순 없잖아요”, 이혼 대신 빚보증 택한 강씨

…가장 실직, 비정규직 취업, 신용카드·저축은행 고리대 이용, 집 경매


우리나라가 가계부채 600조원 시대에 접어들었다. 한국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신용카드 할부 등)을 더한 가계 빚은 3월말보다 9조9238억원이 늘어난 596조4407억원이나 된다. 국민 한가구당 3730만원의 빚을 진 셈이다.


IMF 외환위기 이후 계층양극화와 신용카드 대란, 부동산 값 폭등으로 가계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모든 국민이 고통 받고 있지만, 아주머니들의 삶은 특히 고달파졌다. 가장은 실직하고, 주택자금 상환도 빠듯한데, 생계비마저 마련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 사진설명: 실직, 비정규직 취업, 배우자 채무보증 등으로 한 가정이 몰락하고 파산상태에 빠진다. 가정을 지키려는 엄마 아빠의 노력이 눈물겹지만, 채무의 부담은 온 가족을 짓누른다. ]]

 

 

강신자(가명·40세) 씨 역시 불어난 빚 때문에 가정이 파탄상태에 빠졌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남편이 직장을 잃자, 강씨 부부는 지방생활을 청산하고 서울 친정집에 들어왔다. 지인의 소개로 남편은 다시 직장을 얻고 강씨는 한 병원의 주방에서 9개월 동안 일했다.


틈틈이 컴퓨터학원에 다니던 강씨는 운 좋게 학원강사로 취직했다.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가지던 2000년경 갑자기 남편이 가출을 했다. 남편은 실직 후 늘어난 빚을 아내에게 차마 알리지 못하고 있다가, 연체가 시작되자 집을 나가버린 것이다.


2001년 남편과 연락이 되자 강씨는 이혼을 요구했다. 남편은 강씨에게 이혼 대신 보증인이 되어 줄 것을 부탁했다. 당시 유행하던 대환대출을 받자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밀린 원금과 연체이자 등을 연20%대의 고금리로 다시 대출 받고, 대신 보증인을 세우라는 것이었다.


막다른 골목에 몰렸지만 가정을 깰 수 없었던 강씨는 할 수 없이 남편의 채무보증을 섰고, 빚을 갚기 위해 상호저축은행, 캐피탈사에서 대출을 받았다. 자신은 학원강사를 하고 있었고, 남편도 사업구상 중이었기 때문에 어렵지만 갚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2002년 남편은 사업차 중국으로 떠났고, 4월쯤 강씨는 친정에서 3000만원을 받아 빌라를 구입했다. 처음에는 전세로 들어가려 했지만, 당시 집값과 전세가격이 오르던 추세여서 아예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담보대출도 받았다.


하지만 강씨의 수입으로는 담보대출과 기존채무를 갚기도 벅찼고, 남편마저 중국 현지 사업장의 전기공급이 되지 않아 사업을 접고 말았다.


2002년 6월부터는 남편과 본인의 신용카드가 동시에 연체됐고, 저축은행과 캐피탈사도 빚 독촉을 시작했다. 가압류 딱지가 집으로 날라들었고, 빚 독촉 전화가 시도 때도 없이 울렸다. 어렵게 마련한 빌라주택은 경매절차에 들어갔다.


2003년 8월 강씨 부부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시댁에서 500만원을 받아 포장마차를 시작했다. 다음해에 남편은 택배회사에 취직했지만, 강씨는 포장마차 단속으로 일을 그만뒀다. 강씨 부부는 민주노동당 민생지킴이의 도움으로 법원에 개인파산을 신청한 상태다.


현재 강씨의 네 가족은 월110만원의 소득으로 생활하고 있다. 택시회사에 새로 취직한 남편이 일가의 유일한 소득원이다. 2007년 4인 가족 기준으로 월 최저생계비는 120만5535원이다.

 

 

[[사진설명: 민주노동당 민생지킴이가 만든 '신용불량 등록증'. "대한민 국, 국회 도, 쓰레기 군, 외면하 면, 우린죽으 리!!"


실직, 비정규직 취업, 부채증가, 배우자 채무보증, 신용카드 현금서비스와 제2금융권의 고리대출 이용, 가혹한 빚 독촉, 담보대출 상환불능으로 집 경매, 신용불량자 전락의 과정은 강씨 부부만이 아니라 가계부채 600조원 시대의 과중채무자들이 일반적으로 겪는 사례다. 여기에 대부업체와 사금융업자들의 고리대까지 판치고 있다.


최근 카드사들의 ‘묻지 마’ 영업이 다시 활개를 치고, 주택담보대출의 금리가 가파르게 올라가는 추세다. 정부가 계속 팔짱만 끼고 있다가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면, 그 피해는 강씨 아주머니와 같은 서민들이 고스란히 뒤집어쓰게 된다.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는 과중채무자를 위한 ‘나 홀로 빚 탈출’ 상담과 개인파산 신청지원활동, 개인파산·회생제 및 고리대 관련 법률개정운동 등 피해구제 및 제도개선운동을 진행 중입니다. 02-2139-7853~4, 홈페이지 http://minsaeng.kdlp.org ‘상담실’란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끝>

2007년 9월3일(월)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 민생지킴이



출처 : 민생지킴이
글쓴이 : 경제민주본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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