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스크랩] 궁녀들의 직업병

참빛7 2016. 1. 1. 06:56

 

 

구중궁궐에서 홀로 긴긴밤 지낸 궁녀들의 직업병

  • 정지천
    동국대 분당한방병원 내과 과장
    E-mail : kyjjc1931@naver.com
    1985년에 동국대학교 한의과 대학을 졸업하고 부속한방병원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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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04.1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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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조시대에 내시와 함께 가장 불쌍한 특수직업이 바로 궁녀(宮女)였습니다. 궁중에서 왕을 비롯한 왕실 가족의 시중을 들고 살림살이를 맡은 여성들이죠. 주로 가난한 백성의 딸들이 열 살 이전에 궁에 들어와 ‘애기나인(아기나인, 생각시)’이 되는데, 앵무새의 피를 팔목에 묻혀보고 처녀로 확인된 경우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앵무새 피가 묻어야 처녀이고, 묻지 않으면 처녀가 아니라는 것이었죠. 그 후 엄격한 훈련과정을 15년 정도 거쳐서 정식 궁녀인 ‘나인(內人)’이 되어 ‘항아님’이라고 불리었습니다.
    궁녀 사진./조선일보DB
    궁녀 사진./조선일보DB
    궁녀들에게 직업병이 생기는 까닭은?

    궁녀는 혼인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혼인을 하기는 했는데, 신랑은 없고 신부만 있는 이상한 혼례식을 치렀던 것이죠. 물론 가상의 신랑은 당연히 왕이었습니다. 궁녀는 궁 안에 있든 궁밖에 있든 순결을 지켜야 했는데, 만약 왕 이외의 남자와 관계를 맺은 경우에는 둘 다 현장에서 참할 수 있었습니다.

    수백 명이나 되는 궁녀 중에 용모가 특출한 몇 명만이 왕의 눈에 들어 승은(承恩)을 입고 후궁이 되어 부귀영화를 누렸을 뿐입니다. 궁녀도 품계가 있는데, 30년 정도 되면 일부는 정5품인 상궁(尙宮)이 되어 ‘마마님’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설령 상궁이 된다고 해도 대궐에 갇혀서 홀로 외롭게 살다가 병들어 쓸쓸하게 죽어가는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고전소설인 ‘운영전(雲英傳)’에 안평대군의 궁녀인 운영과 김진사와의 이루어질 수 없는 비극적인 사랑이 나오듯이, 궁녀도 다른 여성과 마찬가지로 사랑에 대한 본능적인 감정이 있었습니다. 성숙한 여인의 뜨거운 가슴이 밤마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그 서러움이 원한을 쌓이게 하고 원한이 쌓여 가뭄이 일어난다고 믿었기에 나라에서는 큰 가뭄이 들면 궁녀를 궁궐 밖으로 내보냈다고 합니다. ‘궁녀의 한’을 풀어야 가뭄이 그친다는 것이죠. 그러니 궁녀들에게는 특별한 병이 생길 수밖에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

    궁녀들의 직업병

    구중궁궐 안에서 긴긴 밤을 홀로 지내야만 하는 궁녀들이나 과부 같은 독신 여성들에게만 생기는 특별한 질병이 ‘실녀병(室女病)’입니다. 실녀는 혼인하지 않은 여성을 일컫는 것으로, 실녀병은 성생활을 하지 않는 독신 여성에게 잘 생기는 병이죠. 그러니 궁녀들의 직업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울하거나 짜증을 잘 내거나 근심, 걱정이 많을 경우, 그리고 굽거나 볶은 음식, 열성이 강한 음식을 자주 먹을 경우에 증상이 나타나기 쉽습니다.

    실녀병의 증상은?

    실녀병은 열기가 생겨 상부로 올라오므로 얼굴이 붉어지고 가슴이 답답하면서 두근거리는 증상과 함께 머리가 무겁고 어지럽기도 하고 눈썹 주위가 당기면서 아프고 가슴이 막힌 듯하며 얼굴에는 기미가 생깁니다. 입이 마르고 쓰며 입맛이 떨어지고 변비가 생기며 저절로 땀이 줄줄 납니다.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열이 올랐다가 한기가 들었다가 하는 것인데, 심할 경우 열이 펄펄 끓어올랐다가는 한기가 들기를 마치 학질이 든 것처럼 사시나무 떨듯이 벌벌 떨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과부한열(寡婦寒熱)’이라고도 합니다.

    실녀병은 꽤 심각한 증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독신여성이 근심 걱정이나 생각이 많으면 심장의 기가 상하는데, 혈이 마르게 되어 얼굴색이 윤기가 없어지며 생리장애가 생기거나 생리가 나오지 않게 됩니다. 심장의 기가 약해지면 비장을 도와줄 수 없어 비장의 기가 허약해지므로 음식을 잘 먹지 못하게 됩니다. 비장이 허약하면 폐의 기도 허약해져 기침을 지속하게 됩니다. 다음으로 신장의 기가 허약해지고, 간장의 기도 허약해져 사지의 근육이 위축되고 화를 많이 내며 머리카락이 윤기가 없어지고 거칠어집니다. 결국 실녀병을 앓는 여성은 갱년기장애를 심하게 겪게 되고 노화가 촉진되면서 각종 성인병에 걸리기 쉽고 정신적으로도 문제가 생길 수 있지요.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 외로웠던 궁녀들은 금단의 사랑을 택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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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04.20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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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녀병의 근본 해결책은 혼인

    실녀병은 궁녀나 의녀에게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양반집 여인은 물론이고 황태자비에게도 있었습니다. 순종황제의 세자 시절에 세자빈으로 간택되어 궁중에 들어와 황태자비가 되었던 민씨(뒤에 순명효황후로 추존)는 생과부 신세타령으로 매일 거울이랑 가구들을 내던지곤 했다고 합니다. 순종이 성기능장애였기 때문인데, 당시 민씨 척족의 대표였던 민영소는 허구 헌 날 새 것으로 한 벌씩 바쳤다고 합니다. 결국 황태자비는 히스테리가 병이 되어 한창 나이인 33세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순명효황후 민씨가 제27대 순종과 순정효황후 윤씨와 함께 묻힌 유릉./조선일보 DB
    순명효황후 민씨가 제27대 순종과 순정효황후 윤씨와 함께 묻힌 유릉./조선일보 DB
    외로운 궁녀끼리의 동성애

    궁녀들 사이에 사랑의 행위가 심심찮게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당시에는 동성애를 ‘대식(對食)’이라고 하였는데, 정상적인 성행위를 할 수 없었기에 마주보며 밥 먹는 관계라는 뜻이죠. 심지어 문종 임금의 세자 시절에 두 번째 세자빈이었던 봉씨도 대식을 했었습니다. 워낙 미모가 빼어난 규수였으나 문종의 관심은 새로 맞아들인 후궁들에게 있었기에 독수공방(獨守空房)으로 밤이 외로웠던 봉씨는 금단의 사랑을 택했던 것이죠. 봉씨와 궁녀 소쌍의 동성애는 들통이 났고, 세종 임금은 조사를 벌여 사실을 확인하고는 폐서인으로 만들어 내?고 말았습니다.

    드라마 <허준>에 나왔던 실녀병의 진단과 치료

    예전에 방영되었던 국민드라마 <허준>에서 의녀(醫女) ‘홍춘’이 앓았던 병을 기억하십니까? 홍춘이 병이 들었는데, 열이 올랐다가 추웠다가 했지요. 내의원 의원이 ‘학질(?疾)’이라고 진단하여 처방해준 한약을 복용했지만 낫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허준 선생이 직접 진찰하였는데, 무슨 병이냐고 물으니 실녀병이라고 하였죠. 그래서 처방을 내려주십시오 했더니, 혼인을 하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늘 ‘홍춘이’하고 부르며 따라다니던 약방의 오근이 아저씨와 혼인하게 되었던 겁니다.

    혼인하는 것이 왜 실녀병의 처방이 되었을까요? 동의보감에 ‘억음지황환(抑陰地黃丸), 시호억간탕(柴胡抑肝湯)’ 등의 한약처방이 나오는데, 음기를 억누르거나 혹은 생식기계통으로 흐르는 간장 경락의 기를 억제하는 작용을 나타냅니다. 약물로는 일시적인 효과를 줄 뿐이고 혼인하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가 되기 때문이죠. 여성은 음(陰)이고, 남성은 양(陽)인데, 실녀병은 여성만 있고 남성이 없는 ‘독음무양(獨陰無陽)’ 상태여서 음양의 조화가 깨어져 생겨난 병이므로 음양의 화합이 이루어지면 그 증상이 없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조선의 조정 대신들이나 지방의 사또들은 노총각, 노처녀를 결혼시키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던 겁니다.

    남성들에게도 실녀병과 비슷한 질병이 있을까?

    한의서에 ‘실남병(室男病)’이라는 병명은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있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 비해 결혼을 늦게 하는 추세라 노총각이 많은데다 ‘기러기 아빠’ 등 혼자 지내는 독신 남성이 많기 때문입니다. 독신 남성은 ‘독양무음(獨陽無陰)’ 상태이므로 당연히 음양의 조화가 맞지 않아 몸과 마음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지요. 남성에서 갱년기장애는 여성에 비해 많지 않지만 점차 늘고 있는 추세인데, 마찬가지로 실남병도 늘어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밖에도 성생활을 별로 하지 않아서 생기기 쉬운 병이 있습니다. 노총각에게 흔히 생기는 만성 전립선염은 성욕은 많지만 해결하지를 못하거나 혹은 성생활을 오랫동안 쉬어버린 것이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또 40대 후반이나 50대 남성에게 전립선비대증이 생기는 원인에도 성생활을 별로 하지 않는 것이 들어갑니다. 이만하면 건강, 장수에 적당한 성생활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아셨을 겁니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출처 : 여호와는나와함께
    글쓴이 : 성민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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