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23일을 기준으로 '공부의 신'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1월 4일 첫방송을 시작해, 동시간대 1위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2달 내내 시청률 25%내외를 맴돌며
KBS의 약점인 월화 프라임시간대를 1위로 달렸다.
공부의 신은 애초에 KBS '꽃보다 남자'의 라이벌로 SBS에 편성 될 예정이었다.
이홍기와 박예진이 거론되었으나 꽃남 열풍이 너무 커서인지 흐지부지 되더니
1년 뒤에 다시 제작이 시작되었다.
원작인 만화와 일본에서 이미 드라마화 된 '드래곤 사쿠라'가
제법 작품성과 흥행성에서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에 애초에 부담이 컸다.
그리고, 뚜껑이 열렸다. 시청률도 시청률이지만 제법 좋은 평도 얻었다.
그런데 개인 블로거를 중심으로 때아닌 '공부의 신'이 막장 드라마라는 비판이 일었다.
얼마 전에 '공부의 신'에 관해서 글을 올린 적 있다.
당시에는 나는 리얼리티가 살아 있는, 10대의 고민이 잘 담긴 드라마였다고 평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공부의 신'이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것에 동의한다.
물론 기준에 따라 다르지만, 10대가 봤을 때는 '공부의 신'은 결코 막장 드라마가 아니다.
가장 큰 이유는 오히려 '공부의 신'이 입시 사교육을 오히려 일으켰다고 한다.
공부의 신은 입시체제를 전면으로 다룸으로서 오히려 '계층의식'을 심화시키고
입시라는 잘못된 시스템을 '경쟁시대에는 필요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미화시켰다는 것입니다.
어른들 당신네들이 멋대로 그어 놓고 만들어 놓은 입시체제에 우리를 끼워 넣으려고 했으면서
그 입시체제에 정면으로 승부를 걸고 또 이겨내는 아이들을 그려낸 이야기가 막장이란다.
도대체 아무데나 '막장'이라는 코드를 붙이면 다 성립 되는 것인가?
공부의 신은 입시체제를 다룬 것은 맞지만 결코 서열화 된 입시체제를 찬양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입시체제에서 '나를 찾는 방법'을 알려 준 드라마이다.
내 주변에서도 그렇고, 대한민국에 얼마나 많은 학생이 입시지옥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가?
나 역시 결코 그 입시지옥에서 자유로운 학생은 아니다.
입시지옥 속에서 성적이 낮다는 이유로 가정, 학교에서 인정 받지 못하며
자신 스스로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며 패배의식에 빠져버리고 만다.
그리고 내가 아닌 남을 위한 공부를 하며, 아니면 포기해버리고 학교 시스템 자체를 거부한다.
하지만, 공부의 신에서는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당당하게 맞섰다. 그리고 자신을 찾아간다.
효용론적 입장에서 봤을 때, 많은 10대가 이 드라마를 보면서 결코
"아, 입시체제는 참 좋은 제도같아...", "나도 열심히 해야서 일류대 가야지."라는 입시 찬양 생각보다
"그래, 그딴 입시 나도 해낼 수 있어.", "그래... 나도 열심히 해 봐야지."
"나는 여태까지 무엇을 공부한거지... 정신 차리자.", "입시 앞에서 나를 버릴 수 없어."
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졌을 것이다.
그리고 드라마의 메시지를 전하는 대상이 잘못 됐다고 하는 주장도 있다.
대한민국 입시제도 자체의 문제이지, 학생과 학부모, 학교는 문제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패배주의, 안 된다... 난 안 된다하던 아이들이 여러 훈련을 거치면서
나는 할 수 있다로 바뀌게 된다.
아이들을 무시하고, 너는 머리가 나쁘다며 공부를 하지 마라 하고, 그냥 성적만 잘 나오면 좋아라 하던 부모들도
진심으로 자식을 이해하고 응원하게 된다.
공부의 신 처음 부분을 보면 병문고 선생들은 안일한 태도로 학생을 가르쳤다.
뭐, 수업 들으면 듣던가... 학교 선생들은 요즘 아이들이 학원에서 공부하고 학교랑 학교선생은 물로본다며
불평을 늘어 놓는다. 개선과 노력의 의지는 보이지 않고, 자신들의 권위와 위엄만 찾는 선생님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바뀐다. 어떻게 해야 학생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공부할 지 연구를 하고,
보충 수업에 대한 적극적인 연구를 한다.
드라마는 대중을 대상으로 한다. 정부에 항의하는 단체가 아니다.
입시는 지금 전국 고등학생, 또 고등학생을 둔 부모 모두에 관한 문제이다.
그런데 무조건 정부 문제, 대한민국 입시 시스템 탓으로 돌려 버리면서, 방법이 없다...
오히려 이게 더 숨막히지 않는가? 이미 포화 상태인 대한민국 사회에서 안타깝지만 경쟁은 불가피하다.
그렇다고 입시라는 더러운 시스템이 사라지기를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가?
지금 코 앞에 닥친 학생, 학부모, 학교가 모두 주체성을 가지라는 메시지를 전국 TV를 통해 전했다.
물론 정부 문제라고 해도, 공부의 신은 정부가 보는 드라마가 아니다.
즉, 당연히 공부의 신은 시청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드라마에 담아야 한다.
근데, 왜 이것이 막장 코드인가?
그리고 어떤 분들은 '공부의 신' 방법으로 공부하면 일류대 간다, 못간다하고 싸우시는 분들이 있다.
이건 뭐 로맨틱드라마 보면서, 저렇게 하면 재벌 2세랑 사귄다 못 사귄다와 같은 논쟁이 아닐까?
공부의 신은 공부 비법을 제시하기는 했지만, 그게 절대적 진리라고는 말 안 했다.
그 많은 공부법 중 하나를 제시한 것이다. 그런걸로 왈가불가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또, 1년만 공부해서 천하대?! 웃기지 마...
솔직히 가능성이 적기는 하다. 하지만, 말 그대로 드라마는 허구이다.
드라마가 다큐멘터리는 아니다. 그리고 적기는 하지만 일부 사람은 1년만 해서 갔다는 사람도 제법 있다.
즉, 현실성 제로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것이 결국 대리만족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노처녀가 멋진 왕자님이랑 결혼 한다는 것 역시 대리만족인 셈이다. 그것이 결코 막장 코드가 아니다.
1년 공부해서 일류대 간다, 못 간다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들의 노력에 집중을 맞추고 봐야 할 것이다.
드라마 상이지만, 그들은 정말로 열심히 했으니까.
마지막 이유는 '러브라인'이다.
무슨 공부한다는 학생이 사랑타령이며, 제발 한국드라마의 고질적인 러브라인은 안 나올 수 없냐...
근데 '러브라인'은 처음부터 시청한 사람은 알겠지만,
러브라인이 중심 축은 아니다. 말 그대로 그냥 한 코드일 뿐이지, 결코 그것이 중심이 되지 않았다.
풀잎-백현, 풀잎-찬두, 백현-현정... 결코 어느 커플 하나 이뤄지지 않았다.
물론 현정 에피소드 때는 좀 중요하게 부각 되었지만, 양념 역할만 했을 뿐 결코 남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학원물에 러브라인이 있다고 막장 드라마고 불린다면 이건 좀 억울한 일 아닌가.
공부 하는 아이가 사랑은 왜 하냐?... 솔직히 이런 말 들으면 10대로서는 기분 나쁜 발언이다.
'사랑'이라는 아름다운 단어를 비록 우리가 어려서 잘 모르지만,
그건 어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어른이라고 '사랑'에 대해서 다 아는가...
공부와 사랑은 별개다... 사랑 혹은 연애에 빠져서 공부를 망치면 문제지만,
공부의 신에서 그 어느 누구도 이런 모습을 보인 적 없다.
그들은 10대들의 풋풋한 마음을 그냥 갖고 있었을 뿐이다.
요즘 '막장 드라마'가 넘치는 시대에서
무조건 '막장'이라는 단어를 함부로 사용하면 안 되는 거 같다.
드라마의 작은 부분에 집착하지 말고, 과연 드라마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그것을 보는 자세야말로 시청자에게 가장 필요한 자세인 거 같다.
그리고 블로거 역시 그런 자세한 모습보다는 드라마 전체를 보고 쓴
글을 써 주셨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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